탈라사 비나는 세상이 멸망할 때 절벽 위에 있었다. 구멍이 뚫린 것 같은 하늘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고, 전신주가 무너졌고, 사람들이 휩쓸렸고, 쓰레기가 둥둥 떠다녔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도시의 모든 불이 일시에 꺼졌다.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양과 속도로 물이 세상을 뒤엎고 있었다. 굉음 속에서 생츄어리와의 실이 희미해지는 게 느껴졌다. 등 뒤에 무언가가 붙었다. "어라?" 목을 돌린 순간 물에 휩쓸렸다. 탈라사 비나는 죽었다. 그리고 살았다. "뭐야?" 비나는 30분 전까지만 해도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은 사라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 전조도 없이 돌아왔다. 오늘은 10월 30일. 그러나 어제는 10월 29일이 아니고 이곳은 그가 알던 리하인이 아니었다. 기억이 돌아오자마자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