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셰르민, 크람베 까마귀 까악까악 우는 밤. 키사는 흐릿한 신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다시 일어났을 때는 몸이 이상하게 개운했다. 등을 스치는 풀만 아니었다면 침대에서 숙면을 한 줄로 알았을 터다. 그러나 이곳은 숲이었고 눈앞에는 신관이 있다. 셰르민의 밝은 얼굴을 보고 키사는 사태를 대충 파악했다. 오늘의 영웅은 셰르민인 모양이다.“정신이 드십니까? 지독한 냄새 때문에 쓰러지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치료는 마쳤지만 체력을 회복하셔야 하니 이 빵이라도 드시지요!”“괜찮아, 그보다 신세를 졌군. 마을로 돌아가면 갚을게. 바로 출발하지.”“앗, 그게…….”키사는 셰르민의 시선을 좇아 고개를 올렸다. 깜빡했다. 지금은 까마귀 까악까악 우는 밤이라는 걸. 뭐 더 가져갈 게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