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카메라의 눈이 감긴다. 원하는 사진을 얻은 사진사가 육중한 카메라를 뒤로 물리는 사이, 기자가 비행기 앞으로 다가간다. 고글을 올리고 환한 미소를 지었던 사진의 주인공이 기자의 손을 맞잡는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려요." "아~ 아닙니다, 뭘요. 저희야 돈 받고 일하는 입장인데, 저희가 감사하죠. 대회까지 얼마나 남았더라?" "4일이었나? 어머, 얼마 안 남았네요." "이번에도 무사고 비행 응원합니다, 다비드 씨. 그럼 다음에 또 뵙죠." 의례적인 인사가 끝나면 자리에 남는 건 한 명의 모델, 아니 비행사, 아니 위선자다. 비싼 블라우스에 두툼한 재킷을 걸치고 깔끔하게 머리를 묶은 이네스 다비드는 고글을 만지작거리다가 머리를 풀어 내린다. 묶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머리카락은 그날 아침 세팅한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