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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32・she/they・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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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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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을 웃도는 훌쩍 큰 신장, 호리호리한 체형. 밝고 탁한 베이지색 피부. 곱슬거리는 금갈색 머리카락에 탁한 하늘색 눈동자. 오른쪽 뺨과 입술 밑에 점이 박힌 얼굴은 늘 웃는 것처럼 보인다. 눈썹과 눈매가 유순한 호선을 그리는 탓일 수도 있고, 입가가 툭하면 씰룩거리는 탓일 수도 있겠다. 웃는 낯이라 한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작은 동공이 사방에 여백을 만드는 눈동자는 언뜻 희게 느껴져 꺼림칙하다.
품이 큰 코트가 묵직하게 떨어진다. 중단발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묶고 셔츠와 바지, 조끼를 차려입었다. 그러나 이는 이른 시각에 한정한 차림으로, 무얼 하고 돌아다니는지 저녁 즈음이면 조끼 단추는 풀어 헤치고 머리카락도 부스스하게 내리기 일쑤다. 입은 옷들은 신사의 것이지만 그럼 무엇할까. 프랭키는 단정할 줄을 모르는 것처럼 굴고, 본래 검은색이었던 코트는 잿빛이 된 지 오래다. 기실 신사보다는 부랑자에 어울리는 사람.
과연 그는 행동거지도 먼지처럼 가볍다. 큰 입술을 벌려 웃을 때면 커다란 손바닥으로 제 무릎이며 옆 사람을 치기 바쁘고, 넓은 어깨는 경망스럽게 들썩거린다. 언제 봤다고 격 없이 팔을 어깨에 걸치고 친구처럼 구는가 하면, 입에 발린 칭찬은 아첨꾼 같다. 하는 말은 거짓인지 진심인지 구분하기 힘들고 행동은 즉흥적이다. 선을 불쑥 넘었다가 상대가 놀라면 양손을 들고 뒤로 빠지는 게 뻔뻔하기도 하다. 종잡을 수 없다.
그러나 해묵은 코트가 먼지를 떨쳐내지 못하듯 그 주인인 프랭키 역시 채 지우지 못한 감정을 덕지덕지 붙이고 다녔다. 그는 감정에 쉽게 휩쓸렸다. 온화한 목소리가 순식간에 굵어졌고 남의 멱살을 쥐는 자세도 익숙했다. 정말 즐거우면 몸이 아프도록 웃고 한번 수도꼭지가 열리면 울기도 지긋지긋하게 울었다. 감정의 파고가 높다.
그래서 어찌나 알기 쉬운지. 프랭키는 결국 자길 숨길 수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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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ie
한손에 들 수 있는 트렁크 가방. 단벌신사.
흰 셔츠, 감색 조끼, 검은색 바지. 잿빛 단화와 코트.
기장이 조금 짧은 감색 바지.
목을 긁는듯한 웃음소리
선승법 : 밀항
조난 이후 1등실을 차지하고 앉았다. 선내 시설도 자유로이 이용한다.
⁕ 아마추어 작가 겸 기자. 자칭 수전노. 말이 작가지 잡지사에서 원하는대로 아무거나 쓴다. 가장 최근에 쓴 글은 사람 먹는 인어에 관한 콩트였다. 이름은 늘 '프랭키 서튼(Frankie Sutton)'으로 남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작은 지면을 꾸역꾸역 채우고 가십을 남기는 무수한 이름 중 하나일 뿐이니까.
⁕ 스스로를 작가나 기자로 소개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차라리 '위대한 탐정님을 보조하러 왔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곤 하는데, 진위여부는 알 수 없다.
⁕ 운명론자. 운명에 순응하거나 반항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을 쓴다(게재를 허락받은 적은 한 번밖에 없지만). 더불어 미신을 믿는 경향이 있다.
⁕ 오른쪽 뒷덜미에서부터 어깨, 등, 팔, 손등까지 이어지는 화상 흉터가 있다. 거동에 옅은 불편함을 느껴 펜을 쥐거나 주먹을 쥘 때는 왼손을 쓴다.
⁕ 시력이 안 좋아 멀리 떨어진 사람의 얼굴은 알아보지 못한다. 얘길 들어보면 안경이 하나 있는데 부러질까봐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나보다 걔 몸값이 더 비싸다니까.)
※ 종족 : 인어
⁕ 모래바닥과 어울리는 색상의 몸. 하반신은 매가오리목에 속하는 해양생물의 것을 닮았다. 돌출된 척추가 중심을 잡고, 인간의 것인 상반신 가슴 밑으로 커다란 가슴지느러미가 날개처럼 펼쳐져 하반신과 연결된다. 인간의 몸일 적에도 유방 아래 선이 그어진 것 같은 흔적이 남는다. 상반신보다 하반신이 큰 구조. 꼬리에 가시 돌기가 있다.
⁕ 어릴 때 고향을 떠났고, 돌아가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바다에서 헤엄쳐 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인간사회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낸 인어. 액면가보다는 나이가 들었다. 거주지와 신분을 옮긴 적 있으나 현재 이름은 본명이다. 화상 흉터가 본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아가미가 있는 자리를 지나가는 탓에 불편을 겪는다.
⁕ 고향으로, 해신 아틸라스에게로 온전히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위치 : 태고의 섬
⁕ 조난자, 거짓말쟁이, 쓸모없는 파트너, 까마귀, 자진해서 바다 위를 표류하는 멍청한 놈.
⁕ 종잡을 수 없던 인간은 신의 권역에 들어온 때부터 정신을 못 차리더니 제가 인어라는 게 밝혀지고 나자 전보다 나약하게 굴었다. 이제 누구나 알겠지만, 프랭키는 겁쟁이다. 그가 차지한 일등실은 점점 더 엉망이 되고 있다. 객실을 옮길 생각이다.
⁕ 많은 이름으로 살았다. 미아, 돌리, 엘리엇, 스튜어트, 재키, …. 숱한 이름이 지나간다.
⁕ 인어도 꿈을 꾼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그러나 그게 세상의 비밀이라면 이를 어째? 프랭키는 아틸라스의 아이이며 신을 배반할 수 없다.
아틸라스에게 뺏긴(신은 빼앗지 않았다) 바지 대신 베니타 웨스터룬드가 준 감색 바지를. 남의 돈으로 구한 아나스 퓨리의 황동색 독수리 장식은 주머니에. 늘 들고 다니는 다른 장신구 역시 주머니에 있다. 언젠가 그것을 달고 다녔을 때는 귓바퀴에 구멍이 있었으나 지금은 막힌 흉터만이 남아 있다.
비린내나는 (구멍이 세 개 뚫린)포댓자루, 서신 묶음, 이야기 뭉치, 잉크와 펜,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마실 보르도 와인.
# 위치 : 리베라 호
친애하는 조난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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