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 바다 사람들의 술. 아지지는 럼을 비좁은 다락에서 처음 마셨다. 아지지는 어렸고, 앞에 앉아 있는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둘 중 누군가가 말했다. "왜 해군들이 럼을 마시는 줄 알아?" 제국이 해군에게 럼을 지급하던 때였고, 두 아이는 새로 얻은 지식을 서로에게 뽐내기에 바빴다. 어른들의 세계, 어려운 어휘와 복잡한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던 시절. "육지를 잊으려고 마시는 거야." 채 소화하지 못한, 분명히 주워들었을 문장을 뽐내던 목소리가 기억난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술을 마셔보자고, 무섭냐고 서로를 자극하던 표정도. 처음 럼을 마신 뒤 두 아이는 쓰린 배를 부여잡고 구역질을 했다. 냄새나는 나무 바닥을 문질러 닦아야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둘은 킬킬대며 누가 먼저..